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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그리고 여행 이야기/영화, 전시, 공연 이야기

조명가게 (Light Shop, 2024)

2024년 12월 4일 OTT 디즈니를 통해 개봉한 8부작 드라마. 4부까지 먼저 오픈했고 일주일 뒤 나머지 4부를 오픈했다.

원작은 강풀의 '조명가게' 웹툰이고, 연출은 배우 '김희원'씨가 맡았다. 사실상 김희원씨의 연출 데뷔작인데, 미장센과 조명 그리고 화면이 잘 나와서 정말 놀랬다.

물론, 편집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은 있었지만, 이 정도면 입뽕작으로서는 최고다.

※드마라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 SYNOPSYS ]

조명을 파는 가게를 통해 이승과 저승이 연결돼 산자와 망자의 이야기가 교차한다는 내용을 그린 작품.

웹툰이 워낙 유명하고 지금 방영되고 있는 중이라 구체적으로 스포할 수는 없어서, 웹툰과 다른 점만 언급하고 넘어가겠다.

원작에선 강풀 초창기 웹툰인 아파트에서 김상훈이 양성식(원작의 강풀 시리즈의 저승사자 능력이 있는 형사, 조명가게 원작에선 까메오로 출연하지만 드라마에선 비중이 늘어 주연급으로 출연)을 구해주며 저승사자 능력이 전달 되지만, 드라마에선 조명가게 시리즈에서 등장하여 양성식에게 능력을 전달하고 희생될듯 보인다. 실제로 원작에선 양성식이 이미 능력을 가진채로 카메오로 출연하지만, 드라마 초반에서는 아직 저승사자의 능력이 없고 그저 귀신을 볼수 있는 정도로만 나오다가 마지막 후반부에 전 저승사자에게 능력을 물려받는다.


[ CHARACTERS ]

 
원영 : 주지훈 역 / 영지 : 박보영 역
 
 
지영 : 설현 역 / 현민 : 엄태구 역 / 형사 : 배성우 역
 
유희 : 이정은 역 / 선애 : 김민하 역 / 승원 : 박혁권 역
 
 

 

현주 : 지웅 : 혜원
 
 

 

 


[ REVIEW ]

4회까지는 여러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소개된다. 그렇다보니 약간 루즈해질 수 있는데 이 부분을 호러물처럼 처리한 점이 좋았다.

다른 강풀 만화에서도 비슷한 서사구조가 나오듯이 '조명가게'도 여러 등장인물들의 서사 그리고 떡밥들을 앞에다 풀어놓는다. 흔히 '다중 플롯'이라는 용어를 평론가들은 쓴다. 그런다음 각각 다른 에피소드처럼 보이는 등장인물들이 '조명가게'라는 곳으로 단일확되고 다시 각 등장인물들의 해결방식들을 하나씩 보여주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강풀씨가 직접 이 드라마의 극본까지 썼기 때문에 4화까지 풀어놓은 떡밥들을 후반 4화에서 회수하는 방식은 아주 놀랍다.

전체적으로 '조명가게' 드라마는 마치 아이폰의 다크모드처럼 느껴진다. 피부색이 제대로 나오는 장면은 유일하게 병원 씬일 정도다. 이렇게 색감으로 등장인물간 또는 모티브간 차이를 주는 연출은 아주 좋았다.

특히, '조명가게' 드라마의 분위기를 고조하는데 그리고 몰입하게 하는데 '스코어'의 역할을 빼놓을 수가 없다. 음악감독은 '김해원' 씨인데, 현재 OST가 음원사이트에 올라와 있기 때문에 감상할 수 있다. 드라마 장면과 스코어가 기가 막히게 어우러지는 것은 물론이고 따로 OST만 들어도 좋다.

 

Apple Music 캡처


[ KEYWORD ]

목련, 매그놀리아(Magnolia), 그리고 기억

'목련' 영어로 '매그놀리아'는 꽃잎이 아랫부분에서 연결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꽃잎 하나씩 떨어지지 않는다. 다중 플롯으로 여러 인물들의 서사를 마구 흩트려 놓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하나의 꽃받침으로 모이는 목련처럼 후반에는 이 인물들이 하나의 중심으로 모여들어 거대한 서사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 인간 사회가 그렇지 않은가? 각자의 삶이 있다. 공간이 있고, 가족이 있고, 가치관도 각자 있다. 하지만, 어떤 계기를 통해 이 각자의 삶이 모이고 어우러져 하나의 서사를 이뤄내기도 한다. 그리고 같은 기억을 공유하게 된다.

2002 월드컵 4강, 촛불시위, 6월 항쟁 등 좋은 기억들도 공유하게 되지만, 세월호, 삼풍백화점 붕괴, 광주 민주화 운동, 이태원참사 등 나쁜 기억들도 우린 공유하게 된다. 이런 공유를 통해 우린 시대정신, 동시대문화를 가지게 되고 하나의 꽃받침을 가진 여러 꽃잎들이 된다.

실제로 강풀 작가는 '서로 연대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인터뷰에서 말한 적 있다. 그리고 '연민에서 피어나는 희망을 조명가게에서 표현해보고 싶었다'라고도 말했다.

나는 그것을 '목련화'로 부르기로 했다. 그리고 드라마 속에서 반복되는 대사에서 우린 희망을 본다.

환자분이 살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